새해 첫 뉴스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우렁찬 울음으로 첫 탄생하는 아기! 올해도 황금돼지띠 아기의 탄생이 전파를 타며 축복을 받았는데요. 아기의 탄생과 함께 부모의 가장 큰 숙제가 이름 짓기죠.   

예쁘고 친근한 이름, 그 사람과 무척 잘 어울리는 이름, 좋은 뜻이 담긴 이름, 유행하는 이름 등등 아이가 평생을 불리게 될 이름이기에 신중하게 고민해서 짓게 됩니다. 

누군가를 사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 통성명인것처럼, 스포츠도 마찬가지! 제대로 알고 즐기려면 용어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스포츠 용어를 듣다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말들이 많습니다. 지금부터 스포츠용어 출생의 비밀을 소개할게요.  
 

“올해의 떠오르는 샛별, 숨은 다크호스가 여기 있었군요.”
“달리는 포스가 범상치 않아요. 다크호스군요!”

‘다크호스’는 말 그대로 다크(dark)에 호스(horse)가 붙은 말입니다. 여기서 다크(dark)는 ‘어두운’이라는 의미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의 뜻으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누군가가 우승했을 때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어죠. 

예를 들어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은메달을 안겨줬던 컬링처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종목이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효자 노릇을 했다거나, 남다른 재능을 지닌 선수가 깜짝 등장했을 때 ‘다크호스가 등장했다.’라고 하죠. 

다크호스는 원래 경마에서 사용되던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1831년 영국의 정치가이자 소설가인 벤자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가 자신이 펴낸 소설인 <젊은 공작, The Young Duke>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우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과정을 그리며 처음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뜻밖의 강력한 경쟁상대’라는 뜻으로 주로 스포츠나 선거 등 승부를 겨뤄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렛츠런뉴스는 어떤 경주마가 올해의 다크호스가 될지 늘 관심 기울이고 있겠습니다!
 

경마에서 유래된 유명한 스포츠 용어가 또 하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라이벌전을 뜻하는 '더비(Derby)' 경기로 스포츠의 백미로 불리는데요.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합니다. 

이를테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 더비’,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과 인터밀란간의 ‘밀라노 더비’가 대표적입니다. '더비(Derby)' 경기는 축구 강호로 손꼽히는 유럽에서 인기 매치로 손꼽히는데요. 요즘은 그 의미가 확장돼 야구의 홈런 레이스를 ‘홈런 더비’로 부르기도 하죠.

그러나 더비 경주의 원조는 경마라는 사실! ‘코리안 더비’라는 얘기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더비’라는 용어는 경마의 종주국인 영국에서 시작됐습니다. 

1779년 영국의 더비 백작과 찰스 번버리 경은 한 파티에서 새로운 경마대회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하고, 동전 던지기에서 이긴 더비 백작의 이름을 따서 대회 명을 정한 뒤, 엡섬다운스에서 첫 더비 경마대회를 열었는데요.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더비경주의 원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마가 됐답니다. 
 

주최지의 이름을 따서 ‘엡섬 더비’로 불리게 된 이 대회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마대회로 자리 잡았는데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은 “영국 수상보다는 엡섬 더비 경주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답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리는 ‘켄터키 더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대회중 하나. ‘가장 빠른 2분의 스포츠’ ‘장미를 향한 질주’로 불리며 경주를 앞둔 2주 동안 ‘더비 페스티벌’이 펼쳐지는데요. 각종 공연과 쇼, 경마대회를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한국경마에도 더비 경주가 있습니다. 올해에는 5월 12일 개최될 예정인데요. 바로 삼관마를 가리는 경주라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코리안 더비’, 서울과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경주마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쳐 ‘경부선 더비’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는 모두 ‘더비 경주’를 엽니다. 스포츠 경주 최고의 매치인 ‘더비’가 동전 던지기에서 정해진 이름이라니 좀 싱거운데요. 어쨌든 유래를 알고 보니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이번에는 골프 용어를 살펴보겠습니다. 골프 용어에는 유난히 동물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새"입니다. 새와 관련된 용어가 많은 것은 인간의 포획 습성을 염두에 두고, 골퍼에게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랍니다. 

1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1타 적은 타수로 홀인(hole in)하는 것을 ‘버디 (birdie)’라고 하는데요. 버디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1900년대 초에, 애틀란타시 컨트리 클럽에서 3번의 샷으로 4홀을 완성시킨 사람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버디야!"라고 했답니다. 당시 버드(bird)가 '진귀함', '진품'이라는 말의 속어여서 여기서 유래됐다는 설입니다. 

다른 하나는 1903년에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골프대회를 지켜보던 관객이 골프공이 새처럼 날아 홀의 위치를 표시하는 깃대인 핀홀 근처에 안착하는 광경을 보고 "That's a bird."라고 외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골프 스코어 중 규정 타수보다 2타가 적은 ‘이글 (eagle)’은 독수리죠. 독수리가 일반적인 새보다 큰 만큼 스코어도 더 좋다는 의미랍니다. 그보다 높은 스코어인 3타 적게 치면 ‘앨버트로스’로,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전설 속 의 새 이름입니다.  

4타 적은 타수는 콘도르(Condor), 5타 적은 타수는 오스트리치(Ostrich), 6타 적은 타수는 피닉스(Phoenix) 등으로 모두 새 이름에서 따왔는데요. 특히 전설 속의 새인 불사조 피닉스는 파7홀에서 홀인원을 해야 나오는 타수로, 그야말로 전설적인 스코어라고 합니다. 

이밖에도 기준 타수보다 1타 많이 치고 홀 인 하는 보기(Bogey)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어원은 1890년대 초 영국의 ‘더 보기 맨’(The Bogey Man)이라는 노래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집니다. ‘보기맨’이란 나쁜 아이들을 혼내주는 상상 속의 유령인데요. 당시엔 골퍼들에게 보기(Bogey) 정도만 해도 매우 흔치 않은 플레이여서 이를 유령에 비유한 것이라고 합니다. 
 

스포츠 용어 출생의 비밀 중 경마와 골프에 쓰이는 용어를 중심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우리에게 경마나 골프는 일반적 스포츠라기보다 귀족 스포츠,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체력증진을 위해 승마나 골프를 방과후 수업으로 배우기도 하는데요.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는 것처럼,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스포츠 용어들과 함께 좀 더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출처 : 한국마사회 렛츠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