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시절 일왕배를 제패해 한국인의 기상을 세운 우리나라 1세대 기수인 김자근봉(후에 김승배로 개명)입니다. 우리나라의 경마는 일본인 마주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초창기 경마 기수들 역시 대부분 일본인이었습니다. 이렇게 암울한 시기에도 우리나라 기수의 우월함을 보여준 경마 1세대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기수로 기록돼 있는 김용백을 비롯한 김자근봉, 이복남 기수입니다.

김자근봉은 목장의 마부로 일하다가 신설동경마장의 기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건너가 정식 기수 면허를 취득하여 본격적으로 기수를 하게 되고, 1938년 제2회 일왕배 대상경주에서는 전적이 뛰어나지 않았던 경주마 하세파크(ハセパーク)를 타고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경주로에서나마 한민족의 기개를 드높이며 나라 잃은 설움을 날려버리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기수와 조교사를 겸했던 그는 해방 후에도 국내에서 경마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 사진은 1947년 9월 우승 경주의 발주 신고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최영환 발주위원, 최일선, 서재민, 심용택, 한명만, 인영권, 계윤일, 조춘길 기수인데요 아주 늠름하네요.